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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한민국 대전환" 토크 콘서트 <3> 송기춘 교수(전북대) -이호중 교수(서강대)
이름 민교협 이메일


대한민국 대전환 릴레이 인터뷰 <3> : 송기춘 전북대 교수(헌법학,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

 

질문) 세월호 참사는 초기 구조 대응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 기업과 유착한 관피아의 문제, 이명박 정부 이래로 보수 정치세력이 추진해 온 각종 규제완화 정책 등 우리 사회에 누적된 구조적 병폐를 총체적으로 드러내주었습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야 할 국가시스템이 붕괴되었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헌)법학자로서 우리 사회가 이러한 총체적인 위기에 처하게 된 상황을 평가하신다면?

 

- 참사 발생 이후에 드러난 정부의 행태를 보면,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그 동안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 배경에는 무엇보다 관피아로 상징되는 관료들과 기업의 유착구조가 심각한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에 대하여 철저하게 감독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야 할 정부의 기능이 중요한데 그것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그리고 인명구조에는 지극히 무능했던 정부가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비판적인 주장과 행동에 대해서는 재빠르게 통제하는 모습에서 이 정부가 안고 있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엿볼 수 있다.

 

질문) ‘관피아’라는 용어에서 보듯이, 관료들과 기업의 유착관계가 매우 심각합니다. 헌법학자의 시각에서 볼 때, 관피아 문제의 핵심과 원인을 짚어주시지요. 관료집단과 자본의 유착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법제도적 방안으로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요?

 

- 관료들이 기업으로부터 뇌물과 청탁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은 매우 낮은 수준의 유착관계이다. 뇌물로 얽힌 유착관계를 넘어, 우리 사회의 관피아 문제는 훨씬 고차원의 구조적 문제이다. 고위 관료들은 퇴직한 후에 기업에 스카우트되거나 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이익단체로 자리를 옮기고 고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기업의 이익을 위하여 국가기관에 로비하는 로비스트가 된다. 현직에 있는 공무원들은 자신이 퇴직한 이후의 이익과 ‘한 자리’할 생각에 이와 같은 로비와 유착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다. 그러므로 관피아는 뇌물받는 일부 공무원의 문제가 아니다. 관피아 문제를 개혁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도 지난한 일이 될 테지만, 무엇보다 현직 공무원들의 공직윤리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사회 전체적인 시스템을 개혁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질문) 공무원들의 대가성없는 금품수수도 처벌하는 소위 ‘김영란법’의 국회 통과가 무산되었는데요. 김영란법이 관피아 척결에 도움이 된다고 보시나요?

 

- 공무원들과 기업의 유착관계는 노골적인 청탁성 뇌물을 주고받는 것이라기 보다는, 대가성이 다소 모호한 향응과 접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형성되기 때문에, 대가성이 없어도 일정 금액 이상의 금품을 받은 공무원을 처벌하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식의 형사처벌만으로는 관피아를 척결하는데 명백한 한계가 있다. 공무원들이 퇴직 후에 기업의 로비스트로 변신하는 유착관계의 순환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질문)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해경해체, 국가안전처 신설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미봉책이다, 꼬리자르기 식의 정치적 꼼수다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이런 식의 정부조직개편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 재난구조를 위한 정부기구와 인력은 당연히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기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에 필요한 능력과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 조직을 정부조직의 어디에 편제할 것인가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질문) 특히 국가안전처의 신설에 대해서는 미국이 9.11. 테러 이후에 국토안보부를 신설한 것을 연상하면서 재난과 테러를 결합한 또 하나의 감시통제기구, 그러니까 제2의 국정원 같은 권력기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 만약 재난구조와 테러대응을 결합하는 식의 기구가 신설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 국정원 같은 기관도 따지고 보면 국민의 안전을 위한 기구로 존재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인데, 지금까지 국정원은 그런 본연의 역할 넘어 정치권력의 편에서 국민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데에만 앞장서 왔다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만약 국가안전처에 재난구조 외에 테러대응 기능을 결합하게 되면 안전 내지 위험예방을 빌미로 하여 국민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권력기관으로 전락하게 될 위험이 있다.

 

질문) 국회의 헌법개정자문기구에서는 ‘안전권’을 기본권의 하나로 헌법에 명시하는 헌법개정안을 제안하였습니다. 헌법학에서 논의되는 안전권이란 어떤 내용입니까? 이미 헌법에 규정된 인간의 존엄,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이 모두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일텐데요, 그러한 기본권들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안전권의 신설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인가요?

 

- 안전권을 헌법에 명시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도 헌법해석을 통해 안전권을 기본권의 하나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안전권을 헌법에 신설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전한 생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그 실질적인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느냐가 보다 중요하다.

 

질문)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사회안전’을 강조하였는데요. 그것은 법질서이데올로기에 기초한 공안담론이라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하여 바람직한 ‘안전’의 담론은 어떤 방향으로 정립되어야 할까요?

 

- 박근혜 정부가 말해 온 안전은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배려하는 것이다. 특정 부류의 사람들, 특정 집단의 안전을 해치는 것을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것을 비판하거나 도전하는 시민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위험을 규제한답시고 온갖 통제를 강화해 왔다. 노동자들의 파업이 정당한 권리 행사임에도 파업을 대한민국의 안전을 해치는 위험한 행동으로 낙인찍고 규제하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이처럼 안전이라는 미명 하에 특정 집단의 이익만으로 옹호하고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행동에 대해서는 위험하다고 하면서 규제하는 식의 정책은 헌법정신에 반하는 것이다.

 

질문)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하여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시민주도의 범국민적 진상조사 특별기구를 설치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별법을 제정한다면 반드시 담겨야 할 원칙이나 내용이 무엇인지 짚어주시기 바랍니다.

 

-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에 관련된 모든 사실을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투명하고 면밀하게 조사해서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진실규명이 우선되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도록 해야 한다. 형사책임뿐만 아니라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질문) 우리 사회는 기존의 국정조사나 특검 등이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고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문제를 책임져야 할 대상들에게 면죄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되는 것을 경험해왔습니다. 이에 유가족과 민교협을 포함한 시민운동 단체에서는 범국민적 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 실질적인 조사권을 부여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위원회는 실질적인 조사권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 부탁드립니다.

 

- 특별법을 제정하여 강제조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헌법상의 법치주의 원칙을 고려해야겠지만, 진상조사위원회가 강제조사권을 가지고 조사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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