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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독성명] 대학 공동체와 노동을 욕보이지 말라
이름 민교협 이메일


대학 공동체와 노동을 욕보이지 말라.

 

 

촛불 항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권좌에서 감옥으로 보내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깨어나 보니 모든 모순과 적폐가 청산된 세상이 열리지 않음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부단한 민주화와 적폐청산의 노력만이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가져다 줄 것이다.

 

돌아보면 대학은 해방 이후 한 차례도 적폐가 청산되지 못했다. 특히 사학은 민주화와 1990년 중반 이래로 대학 자율성을 총장과 재단의 자율성으로 호도하면서 사회 민주화의 흐름에 역류하여 사학을 비리의 온상으로 만들었다. 또한 사학은 설립자나 이사장, 총장의 사유물로 만들어 왔다. 그리하여 대학의 공공적 가치를 깡그리 무시하고 사학을 사유화해왔고, 일부 정치인이나 일부 교수들과 공모하여 학생들과 시민사회에 사학은 설립자 또는 이사장의 사유재산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왔다. 한마디로 그들은 대학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만들었다.

 

최근 민주적 요구가 커지고 촛불 항쟁의 성공으로 적폐청산운동이 전 사회적으로 불붙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는 대학구조조정이라는 미명아래 노동과 연구의 가치를 무시하는 처사가 자행되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전국 대학의 동시 다발적인 청소노동자 인클로저운동이다. 최근 한 달간 13개 대학에서 100여 명의 청소와 경비 노동자들이 해고당했다. 학생정원 감소에 따른 등록금의 감소로 정년퇴직 청소노동자를 초단시간 대학생 아르바이트로 대체하려고 한 것이다. 연세대가 바로 그런 사례이다. 연합뉴스 청소근로자 고용할 돈 없으니 대학원생이 청소하세요”(2018115) 기사에 따르면, 연세대는 정년퇴직한 노동자 31명을 하루 3~4시간 근무하는 파트타임 노동자로 대체하려는 대표적인 대학이다.

 

한편 대학교육연구소의 연구 결과(2017818일 발표)에 따르면, 재정 악화로 어쩔 수 없이 감축한다고 했던 연세대의 경우 2015년 대비 2016년 등록금 수입은 24억 증가했고, 적립금 역시 97억 증가했다. 그런데 노동의 감축으로 연구 환경은 좋아졌는가? 20177월 연세대 공과 대학원생의 사제폭탄 폭발 사건이나 교수들의 연구비 횡령사건들은 연구환경의 열악성을 반영하는 결과물이다.

열악해 질대로 열악한 상황에서 대학원생 조교들이 우리도 노동자라고 나섰다. 대학원생노동자들은 노동자로서 착취당하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과 적극적인 현실 타개책을 만들겠다는 정신으로 일어섰다.

 

이제 우리 대학 교수연구자들도 나서야 한다. 교수 사회는 15년 가까이 서열화와 차별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침묵해 왔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 제자들, 대학원생들, 조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학 청소, 경비노동자들마저 경영 효율화라는 미명아래 버려지고 있다. 한 마디로 대학 공동체가 파괴당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주장한다.

 

첫째, 연세대 총장은 천문학적 적립금(2015년 현재 5,209억 여원)을 쌓아둔 채, 대학 경영 효율화, 대학구조조정, 수익률이라는 말로 정당하게 치러야 할 청소 노동자를 아르바이트로 대체하는 것은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더는 대학인들을 수치스럽게 만들지 말라.

 

둘째,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는 연세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들에서 일어나고 있거나 앞으로 더 확산될 소지가 있는 노동력 감축과 비정규직 확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고등교육교부금법을 제정하여 OECD 국가 평균 수준 정도라도 고등교육교부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한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철저하게 감시 감독하여, 대학의 열악한 지위에 있는 청소 및 경비 노동자는 말할 것도 없고, 비정규 교수·연구자들의 신분을 안정시키도록 진력을 다해야 한다.

 

셋째, 대학원생은 학문후속세대로서 지식기반사회를 준비하는 예비연구자들이다. 대학과 정부는 이들이 안정된 상태에서 공부하여 학문 절벽을 막고, 한국 학문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유럽 주요 대학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과 미국의 대학원마저 대다수의 학생들이 등록금 면제나 생활비 지원을 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더 이상 대학 공동체가 자본의 논리로 파괴되는 것을 우리는 좌시하지 않겠다. 대학 공동체를 정상화시킬 때까지 우리 교수·연구자들도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201826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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