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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동성명] [교수연구자시국회의]서울대는 비판적 지성의 요람으로서 대학의 본질회복에 노력하라!! 서울대 학생들의 시흥캠퍼스 저지 투쟁을 지지한다!
이름 민교협 이메일
첨부 0320_서울대_학생_투쟁_지지_성명서.hwp (32.0K)


서울대는 비판적 지성의 요람으로서 대학의 본질회복에 노력하라!! 서울대 학생들의 시흥캠퍼스 저지 투쟁을 지지한다!

2017년 3월10일 박근혜가 주권자에 의해 파면되었다. 모두 ‘이제는 봄이 왔다’며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외쳤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날 거짓말처럼 어둠은 다시 서울대를 덮쳤다. 3월11일 토요일 새벽, 일단의 무리들이 서울대 행정관에서 농성 중이던 학생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냈다. 우리는 이를 자정 능력을 상실한 대학에서 벌어진 반민주적 폭거, ‘서울대 3.11사태’로 규정한다. 이 사태의 원인과 이후 전개 과정은 이 나라 대학의 상징과도 같았던 서울대의 일그러진 민낯을 만천하에 드러내었으며, 앞으로 갈등은 계속 증폭될 것으로 예상되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지금 서울대 당국의 사실호도와 교수들의 방관이 관악산의 칼바람보다 더 세차게 농성장 밖으로 쫓겨난 학생들의 가슴을 후벼 파고 있다.
 
학생들이 시흥캠퍼스 사업 추진과 보직교수들의 불통에 맞서 행정관을 점거농성 하게 된 본질적 원인은 서울대가 대학의 기업화, 특히 부동산 투기를 조장해 대학 운영자금을 마련하려는 반교육적이고 반공공적 작태를 보였다는 데 있다. 그러나 수백 명의 서울대 직원들은 윗선의 지시에 따라 주말 새벽 사다리차를 동원해 학생들의 농성장에 진입하여 그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냈다. 나아가 학교당국은 학생들이 농성하는 본질적 이유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물대포는 청소를 위한 것’이었다며 학생들을 반교육적 존재로 매도하는 입장서를 발표하기까지 했다. 맨 몸으로 저항하는 학생들에게 차가운 물대포를 수차례 직사한 서울대 당국의 행태는 얼마 전 종말을 고한 박근혜 정권의 모습을 상기시킨다.

며칠 뒤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기자들은 3월13일자 신문을 호외로 내면서 ‘전 주간 교수와 학교 당국의 편집권 침해에 항의해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전 주간이 ‘삼성 반도체 반올림 기사 게재를 불허’했고, ’기자단에게 알리지 않고 기사 작성을 조건으로 하는 사업을 체결’했으며, ’신문에서 10.10 학생총회와 본부 점거 이슈의 비중을 줄일 것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또한 2016년 10월20일 편집권 침해에 항의하면서 주간의 사임과 편집권 보장을 위한 사칙 개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4개월 동안 대학당국과 주간은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기자단을 제외한 채 교수들끼리 폐쇄적으로 논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오히려 2017년 3월10일에는 기자단의 항의 방식과 태도를 문제삼으며 ‘편집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성립될 수 없’으며 이는 ‘타인을 오도하는 부당한 명예훼손’이라 질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항의로 학생 기자단은 『대학신문』 65년 역사상 처음으로 1면을 백지로 내게 된 것이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추진 과정과 학생들의 본부 점거농성 폭력 진압, 그리고 대학신문에 대한 학교 당국의 압박은 서로 닮아 있고 연계되어 있다. 교수 일부가 학생들과 제대로 된 소통없이 사안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이에 문제를 제기하면 법률 용어를 들먹이며, 결국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는 반민주적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애초부터 총장선출권이나 의사결정권을 학생들이 갖지 못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학교당국은 ‘4차 산업혁명 및 학교 발전’ 운운하며 학생들을 반교육적으로 윽박질러 왔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징계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보직교수 입장서와 언론을 통한 여론몰이로 공세에 나선 학교 당국에 맞서 길거리로 내몰린 학생들도 이제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듯하다. 농성장에서 쫓겨난 뒤 바로 행정관 앞에 천막농성장을 설치한 것이다. 3월13일에는 자체 추산 약 2,000명의 학생들이 학내 행진을 했다. 3.11 폭거가 있은 뒤 4일 만에 5,000명 이상의 학부생과 1,700명 이상의 졸업생이 ‘관악 민주주의를 30년 퇴행시킨’ 성낙인 총장 사퇴에 서명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3월16일에 기자회견이 열렸다. 3월20일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고 4월4일 학생총회도 준비되고 있다. 서울대판 촛불항쟁이 예상된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2017년 2월28일 국회도서관에서 채택한 <2017 민주, 평등, 공공성의 새 민주공화국 건설에 헌신하는 지식인 선언>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당일 ‘촛불 앞에서 우리는 그동안 양심적인 지식인으로서 사명을 올바르게 수행하지 못한 채 이 모든 농단과 파탄, 퇴행에 무기력했음’을 가슴깊이 성찰했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했다. “지식인마저 상업적 이익만을 좇는다면 썩어버린 연못에서는 아무도 살 수 없다. 지식인은 어제의 성찰을 통해 오늘을 분석하고 비판하며 내일의 지혜를 제시하는 자이기에, 성찰과 비판과 전망이 존재 근거다. 우리는 허위와 권력에 저항하고 누습으로부터 자신을 혁신하지 않으면 누구든 곡학아세할 수 있음을 자각하고 권력과 자본에 분연히 맞서 올바른 진리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서울대 3.11사태에 즈음하여 우리 교수연구자들은 서울대가 비판적 지성의 요람으로서 대학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우리는 ‘교수 간의 동업자 정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진리탐구요 비판적 지성의 표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본과 권력에 무기력해왔던 우리 교수연구자의 지성이 바로서야 한다. 이에 긴 기간 외롭지만 대학을 위해 싸워 온 학생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표명한다. 

하나,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은 민주적이지 못한 의사결정구조 위에서 일부가 반민주적으로 추진한 것이며, 그 사업의 결과가 대학의 공공성을 파괴할 것이 분명하다.

하나. 대학신문사는 학교기관이기 전에 하나의 ‘언론사’이고, 주간 및 자문위원과 기자 사이는 교수-학생 관계 이전에 각각의 소임을 수행하는 동등한 관계여야만 한다. 기자들의 언론 자유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며 학생 기자들을 교수가 위계적으로 통제하려는 것은 결국 언론을 통제하는 행위다.

하나. 서울대 농성 학생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낸 3.11 사태는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반민주적 폭거이며 학문공동체로서 대학사회의 전통을 파괴시킨 퇴행적 행태다.  『대학신문』 사태 또한 학문·사상·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참극이다.

하나. 우리는 서울대 성낙인 총장에게 학내 구성원들, 특히 이번 사태의 피해자인 학생과 직원에게 사과하고, 그동안의 각종 잘못을 책임지고 스스로 총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하나. 우리는 학생들의 올바른 문제제기가 전 사회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이 땅의 민주화와 대학의 민주화, 더 나아가 민주, 평등, 공공성의 대학 건설을 위해 교육주체들과 함께 전진해 나아갈 것을 결의한다.

2017년 3월20일

박근혜 정권 퇴진과 민주평등 국가시스템 구성을 위한 전국교수연구자비상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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