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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8장. 민주총장 추대 논의 개시
저자 박정원(상지대학교)


                                      48장. 민주총장 추대 논의 개시

 

                                                                                                                                  박정원(상지대학교)

 

민주총장 추대 논의 (6월 14-20일, 농성 292-298일째)

  우리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껍데기 감사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감사라고 교육부 감사결과 법인이사들이 해임되었고 이들을 대체할 임시이사들이 파견되었다. 총장과 부총장 등 주요보직들도 모두 해임되었다.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하기 전에 우리와 협의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파견된 이사들 역시 우리가 바라던 인물들이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의 마무리는 지어진 셈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비리관련자들을 징계하는 일과 대학을 이끌어갈 총장을 모셔오는 일이었다. 교육부에서는 6월 26일까지 징계결과를 보고하라고 이사회를 재촉하고 있었다. 징계는 이사회가 주도하여 진행할 것이기에, 우리는 본격적인 총장추대 논의에 들어갔다.

 어떤 총장을 모셔와야 할 것인가? 우리가 모셔올 총장은 누구인가? 새총장은 과거의 총장과는 달리 재단이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분이 아니라 대학구성원들의 총의로 모셔오는 분이기 때문에 민주총장이다. 그러기에 교수와 학생 그리고 직원(당시에 직원선생들은 우리와 입장이 같은지 알 수 없었지만)과 동문들까지 모두의 뜻이 하나 되어 총장을 추대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방식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완전히 사영화된 대학을 개혁해 대학민주화를 추진하고 공익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새로 갖추도록 해야 할 분이기 때문에 민주총장이다. 민주총장은 교육민주화의 의지가 충만한 분으로서 사회적 지명도가 높아야 하며, 특히 대학을 제대로 알고 있어 우리대학의 구악을 일소하고 모든 꿋꿋한 인물이어야 한다. 이런 점들을 고민한 결과, 우리는 지난 6월 1일 대학교육개혁 촉구 성명을 발표했던 학계 원로 41분 중에서 총장을 모셔오기로 했다.

 

  민주총장을 모셔오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재단이사회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일이었다. 이사들 중에는 사립학교 이사장도 있는데 과연 교수들에 의한 총장추대를 동의해 줄지 알 수 없었다. 더구나 교협이 이사진을 보이콧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들의 대응을 쉽게 점칠 수 없었다. 함께 투쟁해 온 학생들과도 어떤 식으로든 사전합의가 필요했다.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나름대로 총장을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이 잘못되면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가 분열할 수도 있어서 아주 민감하고 조심스런 문제였다. 더욱이 교수사회 내부에서도 토론과 합의가 필요했다. 교수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민주총장을 추대하는 작업을 추진하고는 있었지만, 교협은 아직 학내에서 소수그룹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어떤 교수는 우습게도 자신이 총장 적격자라고 말하고 다녔다. 설문조사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우선 관선이사진의 의중을 알아보기 위해 교협대표들이 김O준 이사장을 면담한 결과, 이사장의 생각은 우리의 뜻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것처럼 보였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었다. 교육감을 지낸 교육계의 원로로서 우리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이런 협조가 오히려 교육부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그는 총장추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해임된다. 어쨌든 지금상태에서는 교육부도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인지, 이수종 심의관도 총장선출은 교수들에게 맡긴다고 말했다. 교협은 이광춘・김동균・김대식・우영균 교수 등 5인으로 ‘총장후보추대위원회’를 결성했다. 위원회는 총학생회 임원들을 만나 “총장후보 물색과 교섭은 교협이 맡되, 구성원 공동추대 형식을 취하기로 합의”했다.

 

  이제 후보가 문제였다. 추대위는 수차례의 논의를 통해 여러 학계원로들 가운데 가장 온화한 이미지를 가진 김찬국 선생을 총장후보로 추대하기로 했다. 구약학 전공의 목사이기도 한 김찬국 선생은 민청학련 사건으로 감옥에도 갔다 오신 분이고, 연세대학교에서 부총장을 지낸 경력이 있는 분으로 민주총장으로서 적격자라고 판단되었다. 무엇보다 이분이면 모든 구성원들이 동의할 것 같았다.

 

  학내 상황이 어지럽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이사회는 경영학과의 ㅈ교수를 총장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ㅈ교수는 학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나이도 많은 점잖은 분이었다. 그는 총장직대에 임명되자 나와 점심을 같이 하자고 했다. 그는 나의 복직이 우리대학 안정의 제일과제이니 모든 일에 앞서 나의 복직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러나 그는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그는 후일 구 재단측에 서서 오히려 김찬국 총장을 몰아내는 일에 앞장을 섰고, 그 이후에도 구재단편에서 대학구성원들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 이순이 넘은 나이에 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

 

  그 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제법 괜찮은 사람들이 막판에 돈과 권력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변절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언젠가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를 읽었는데, 거기에 나오는 밀의 지적이 하나의 해답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젊어서는 고상한 것만 추구하던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게을러지고 이기적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이 흔하기는 하지만, 그들이 높은 것 대신 낮은 수준의 쾌락을 자발적으로 선택하게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높은 수준의 쾌락을 제대로 향유할 형편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저급한 쾌락에 빨려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보다 고상한 감정을 향유하는 능력은 말하자면 성질이 매우 연약한 나무와도 같다. 그래서 적대적인 영향 아래서는 물론, 영양분만 부족해도 쉽게 죽고 만다. (중략) 사람은 지적 호기심을 잃고 나면 보다 높은 것에 빠져들 시간이나 기회가 없어지고 그에 따라 그런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열망도 사그라지게 된다. 그 대신 열등한 쾌락 속으로 자신을 몰아넣는다.”(서병훈역(2007), 『공리주의』 중에서)

 

 6월 16일, 서울 형사지법 합의30부는 이사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김 피고인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죄(업무상 횡령)를 적용했다. 구체적으로는 도서관 신축공사비 8억6천만원을 횡령하고 수험생 20여명을 부정입학시킨 혐의였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16일 고법에서 “도서관 신축공사비 8억6천여만원을 횡령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업무방해 및 단순횡령으로 격하되어 형량자체가 1년 6개월로 낮추어졌고, 94년 3월 10일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었다. 그간 교육부와 검찰이 조사해서 공표한 수많은 그분의 사학운영 비리 가운데 죄질이 극히 나쁘지는 않은 것 한두 가지만을 엮어 기소한 결과였다. 마치 기소하기 싫은데, 억지로 기소하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사학비리는 그 때나 지금이나 끊이지 않고 있어 온 사회적 독버섯과 같은 존재이다. 앞에서 소개하였지만 1992년 12월 강릉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데, 우리를 조사했던 경찰간부조차 “대학사업도 사업인데.....”하면서 사학운영자의 (사학을 이용한) 돈벌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을 정도였다. 어차피 그런 사회에서 자신만 구속되었다고 생각하니 이사장은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지만, 사학비리가 사라져야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이와 같은 솜방망이 처벌이 사학비리를 온존시키는 주범이고 또 이러한 처리방식이야 말로 사학비리를 보는 검찰이나 정치권의 부드러운 눈길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되는 것이었다.

 

 우리 사회에는 권력자와 부유층의 범죄에 대해 일벌백계까지는 안가더라도 인과응보라고 느낄만한 화끈한 처벌이 없다. 형식상의 미미한 처벌이 있더라도 정치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면되고 복권되어 금방 제자리로 돌아온다. 선거법위반 등 큰 물의를 일으켜 사법처리까지 받은 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정당의 공천을 받고 선거에 출마 후 혹 당선되면 명예회복을 하고 불사조처럼 다시 등장하는 꿈을 꿀 수 있는 것이 한국사회이다. 가진 자들은 돈과 권력으로 패자부활전을 수도 없이 치를 수 있다. 그것이 사회를 망치고 범법자들 자신을 망치게 하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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