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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육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
저자 이무성(광주대학교)


지난 10년간 우리사회는 곳곳에서 비정상이 정상으로 둔갑되어 사회정의는 많이 후퇴하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수 시민 등의 참여로 촛불정신이 촉발된 정권교체였다. 정치권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역할을 일반 대중의 자발성에 의한 촛불혁명이 이룬 것이다. 현재는 정치권에 이를 지속시키도록 요청하고는 있다. 

그러나 기대만큼 일상의 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1987년 6월 항쟁의 시민결실을 정치권의 무임승차로 박탈당한 좋지 않은 선례가 문뜩 떠올려진다. 직선제 이외에 상당부분을 제도화로 정착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회한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엔 검찰개혁, 경제민주화, 언론개혁, 대학개혁 등 4대 개혁에 대한 요구들이 촛불혁명 진행 중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이 중 가장 시급한 개혁은 대학개혁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광주전남 교수연구자 모임에서 '대학을 대학답게'라는 표어로 대학개혁 방안, 특히 사학 적폐청산에 대하여 관심 있는 교수, 연구자 그리고 일반인들과 함께 토론을 하였다. 

참여한 많은 분들이 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하여 놀라움을 표출하였다. 사학설립자의 자녀 세습, 족벌경영 등 구체적인 실제 사례발표를 접한 참석자들은 도를 넘은 상식 밖의 부조리한 실태에 대하여 믿을 수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종교집단 등 일부 대형교회들의 담임목사직 세습 승계에 사회적으로 많은 지탄이 일고 있다.

그러나 사립대학 등 사학은 이에 더하여 운영도 자녀 등 가족친지들이 중심이 돼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경영 능력 등도 검증되지 않은 직계위주의 세습은 재벌 등 대기업집단들과 마찬가지로 3대 내지 4대까지 이어가고 있다. 새로이 건전하게 사학을 운영하려는 사람들과 견주어 보아도 기회 제공의 왜곡이라는 불평등성을 심각하게 유발하고 있다. 

다른 여느 조직체와는 달리 교육의 공공성 훼손은 사회적으로 큰 죄악임에도 아무런 견제 받음도 없이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사립대학의 정상화 없이 사회정의는 결코 기대할 수 없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부정의는 이를 제대로 비판하고 견인할 수 없는 양심세력들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 이전엔 양심세력의 마지막 보루로서 대학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여타 다른 영역에서 독재권력 등에 의하여 침묵을 강요당할 때도 이를 분연이 떨쳐버리고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용기 있게 행동으로 나선 집단이 대학이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들을 거의 접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기업경영 방식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사학경영자들은 대학도 거대한 이윤축적의 대상으로 간주한다. 자신들의 운영방침에 순종치 않은 비판적 교수들을 재임용 탈락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학교에서 몰아냈다. 이들은 대학도 천민자본주의적 발상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도구로 악용하였다. 부패한 일부 교육 관료들과 결탁하여 공생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도 그 한 예이다. 퇴역 교육부 관료를 총장으로 앞세우거나 교수로 자리를 제공해 주고 특혜 성격의 재정지원사업 등을 챙기는 것도 일반 사학에서 흔한 일이다. 대학교수로서 연구자들을 자신들에게 철저히 복종시킴으로서 조직체의 건전한 비판세력을 아예 소멸시켜버렸다. 

나치즘 등장 이전 독일의 지성인을 집단으로 무기력으로 내몰리게 한 상황과 너무 흡사한 것이 오늘날 대학 분위기이다. 절대왕정의 조선시대에도 집현전 학자들의 비판적인 목소리는 수용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금권에 의해 사립대학은 교수 연구자들을 나약한 급여생활자로 전락시켜 버렸다. 대학의 제 기능 방기로 인한 위기는 단순히 대학구성원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의 소금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할 대학이 권력 나팔수인 어용 교수 배출처로서 그리고 재벌 등 대기업 조직체의 이익을 옹호해주는 지식 기능인 양성소로 변질되고 만다.

학자적인 양심으로 사회의 그릇된 행태에 대하여 제대로 발언하고 향후 그 역할을 이어갈 수 있는 후진 양성은 아예 뒷전으로 밀린다. 한국사회의 민주화 수준을 한참 후퇴시킨 요인도 사실 대학의 황폐화로 인한 것이다. 이젠 모든 것을 정상으로 제자리 매김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얽혀 있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과정은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법무무장관 후보 등의 낙마 사례에서 확인하였듯이 적폐 세력은 자신들의 이해에 방해가 되는 시도들들 온갖 방법을 동원해 차단한다. 부패 사학 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 보이는 교육부장관 후보에 대하여도 해묵은 사상 논쟁을 제기한다. 예견될 수 있는 그들 기득계층의 행동 수순이다. 사학의 이해엔 상당수 여야 정치가들도 겉으로 내세우는 말과는 달리 은밀히 사학경영자들을 두둔하고 있다. 이는 익히 알려진 것들이다. 

노무현 정부 시기 전향적인 사학법개정안이 결국은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누더기로서 개악이 되어 버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국회에서 한 법안이 성안되지 않은 문제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걸 잘못이라고 당당하게 발언할 수 있는 사회 기반으로서 대학사회의 전통을 통째로 붕괴시켜 버린 셈이다. 비도덕적인 사학운영자들도 그들의 복귀 의지만 있으면 반드시 재복귀된다는 나쁜 선례들이 수없이 행하여졌다. 

전남의 모 대학은 10년 넘은 임시이사체제로 운영되었음에도 다시 구재단 측에 운영권이 되돌려졌다. 당초 정의롭게 재단 퇴진 운동에 동참한 해당 학교 교수들 상당수는 해직 등으로 학교를 떠나야 하는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 당연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인 노동권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구 재단의 비정상적인 복귀 반대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사학당국으로부터 20여 차례 이상의 고소, 고발을 당한 상태이다. 더욱 우려되고 있는 상황은 진정한 후속 연구자들의 단절이다. 불량 사학운영자들이 그간 학습효과로 인하여 연구역량이 있는 양심적인 교수들을 아예 채용단계에서부터 잘라내고, 자신들의 친인척 등 우호적인 인사들로 교수인력을 충원한다고 한다. 

현재 미약하나마 바른 목소리를 내는 교수들이 대부분 원로교수들이다. 이 분들이 퇴임 등으로 학교에서 직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에 이들의 역할을 대신할 후속 연구자들은 절대적으로 부족해진다. 이런 환경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제도의 틀을 잡아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학운영자들에게 자신들의 과오를 수정할 수 있는 도덕적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 부패 등 잘못의 개연성이 높을수록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의 도입 등은 절실하다. 많은 분들이 교육부 해체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교육부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부도덕한 사학의 입장을 적극 두둔하고 그들의 이해만을 챙겼다는 의혹마저 받고 있다. 정상적 기능으로 작동하게 될 문재인 정부의 교육부에 기대를 하고 있다. 그동안의 불신을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는 신뢰 회복의 계기 마련이 전제되어야 한다. 땜질식 부분 처방만으로 고질적인 대학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 

모든 개혁의 최우선 순위로 대학, 특히 사립대학에 정책적인 역량을 설정해야 한다. 현장에 있는 교수 연구자들의 의견들을 모아 많은 대안이 마련되어 정치권에 제시되기도 하였다. 분명, 교육개혁 과정에서 불량 교육관료나 사학 운영자 등 기득계층의 조직적 저항이 나타날 것이다. 이미 내정된 교육부장관 후보에 대해 보수 언론 등의 편파적 공격이 행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전 노무현 정부의 사립학교법개정 실패 등 교육개혁 좌절을 되풀이 않았으면 한다. 

국제노동기구로서 ILO에서 재차 권고하고 있는 교수들의 자주적인 노동조합 설립의 법적 보장도 필요하다. 최소 법내 노조로서  조합원 자격을 교수들에게 인정하여 사학의 갑질에 당당 대처할 수 있도록 제도화는 것을 더 미룰 수 없다.

민교협의 정치시평은 프레시안과 민교협 홈페이지에 공동게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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