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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교협의 정치시평

2017.10.13.
정권에 대한 비판과 지지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필요하다
정재원(국민대)

[민교협의 정치시평] 정권에 대한 비판과 지지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필요하다 최근 적폐의 근원 중의 하나이자, 지난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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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교협의 정치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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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적폐의 종합적 청산과 진정한 사회변혁을 위한 제언
저자 정재원(국민대학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아직 장관 인선조차 제대로 안 된 상황이지만, 벌써 적폐 세력들의 반발들이 곳곳에서 매우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반발들은 표면적으로는 야당과 같은 정치 정당들의 인사 검증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러한 정치 과정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특권과두동맹 혹은 기득권지배세력들의 연합 전선이 점차로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지금도 그렇듯이 북한과 미국이라는 강력한 외적 변수도 결정적인 순간들에 개혁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런데 그 보다 더 큰 제약은 바로 철저하지 못한 개혁 의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개혁 의지의 약화는 개혁 주도 세력들의 의지 약화 자체에도 있겠지만, 중도 자유주의 정권 자체의 구조적인 한계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더 큰 원인은 바로 한국을 지배하는 실제 권력, 즉 정당 정치 뒤에서 자신들의 독점적 이익을 유지, 확대하고자 하는 특권과두동맹 혹은 기득권지배카르텔 등의 방해 공작에 있다. 이들이 철두철미하고 일사분란하게 단일적인 대오로 저항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무시무시한 힘은 정치사회에서 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박근혜-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 시위, 그리고 탄핵과 정권 교체의 과정을 겪으며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 개개인이나 정당 중심의 보수/진보 구도에서 파악하기 힘들었던 사회 전체적인 적폐 세력이 무엇인지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바로 이러한 학습효과로 인해 현 정권의 일련의 적폐 청산을 위한 개혁 시도에 압도적 국민 다수가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동시에 적폐 세력을 대변하는 정당들에 대한 지지율이 텃밭 지역에서조차 몇 퍼센트 되지 않는 사상 초유의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과정 속에서 소위 독자성을 강조하기보다 개혁 기조를 지지하는 일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진보정당들의 행위에 대해서 중도 자유주의 정당의 2중대 운운하는 정당 중심의 정치 논리에 휩싸인 관성적 저항 논리가 횡행하지 않는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이는 곧 정당 중심 논의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의 기득권카르텔에 의해 구축된 적폐 청산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현 국면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듯 각론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무엇이 적폐이고, 어떤 세력이 적폐 세력이며, 그들을 어떻게 청산해야 할지, 그리고 저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저항할지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적폐 세력들은 단지 수면 위로 보이는 정치와 관료, 기업집단들 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 또아리를 틀고 강고한 카르텔, 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만만치가 않다. 따라서 적폐 세력과의 싸움은 결단코 단기적인 싸움이 아니며, 따라서 이번 정권 하에서는 잘 해야 그러한 작업을 시작하는 정도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일당 국가가 아닌 상황에서 언제든 정권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고, 설사 유사한 개혁 정당이 집권을 계속한다고 하더라도 지지율 정도에 따라 적폐 청산 개혁의 강도와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근본적인 구조적 개혁, 근본적 구조 변혁이 필요하다. 적폐 청산을 위한 치열한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순간에 서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저들의 공통적 방어 진지에 대한 근본적 파괴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것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지금까지 그 어느 진보 좌파적 정치 정당이나 시민사회단체에서조차도 제대로 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영역이 존재한다. 한국 사회의 모든 적폐가 종합적으로 작동하는 영역, 여성착취와 인권침해, 부정부패와 각종 범죄의 온상, 그리고 정경유착과 비공식 경제의 절정, 그리고 기업범죄와 특권과두동맹의 카르텔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성산업이 바로 그것이다. 젠더와 여성인권을 논하는 사람들조차 메갈로 상징되는 급진적 페미니즘과 동성애 문제에는 관심이 있어도 여성의 상당부분이 극단적 고통을 강요받고 있는 이 영역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오히려 일부 관념적 페미니스트들은 성산업 종사 여성들의 착취를 노동으로 일컬으며 성산업가와 성구매자들을 옹호한다. 심지어 지난 대선 공약에 정의당에서조차 성평등 공약을 비롯한 사회개혁 공약들에서 엄연히 한국사회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이 영역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영역에 대한 공개적 논의와 축소, 철폐 노력 없이 논하는 성평등, 평화, 페미니즘,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사회적 경제, 기본소득, 4차 산업혁명 등등 대안과 미래 사회에 대한 논의는 허구이다. 수면 위로 보이는 공식적 영역만 다뤄왔던 오랜 관성을 이제는 타파하고, 사회를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의 진보적 변혁에 관한 논의는 비공식 영역들을 억지로 무시해 왔다. 촛불 시민 등과 같은 아름다운 단어는 물론 신자유주의화, 비정규직, 청년 실업, 고독사, 사회양극화 등등 심지어 이 시대의 사회의 아픔을 표현하는 수많은 단어들조차 수면 아래에서 살아가는 이 사회의 상당수 구성원들에게는 전혀 다른 세상의 단어들이다. 촛불 시위로 나라가 들썩이고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던 바로 그 순간에조차 조폭들과 정치인들, 관료들, 기업인들, 그리고 특권 상층계급 집단이 거대한 사슬을 이루고 있는 성산업 주변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해외에서도 한국인들이 사실상 주인인 성산업이 한국기업들과 동맹관계를 맺으며 확대일로에 있다. 대부분 가난한 저개발국가들에서 현지 조직폭력집단들과 함께 부패한 관료, 경찰들에게 뇌물을 주어 가며 현지법을 어기며 현지 주민들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빈곤층 여성들을 한국인들의 성적 쾌락을 위한 도구로 만들어 놓는 국제적 범법 행위에 대해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는 방조해 온 것이 사실이다. 김영란 법이 생기기 전까지는 심지어 정부를 대표하는 해외 공관의 직원들조차 아무런 거리낌 없이 불법 성매매 업소에서의 접대와 유흥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소문들도 나온다. 특히 한국에서 고위 관료들, 정치인들, 기업인들이 방문할 경우 성매매 업소는 필수적인 코스였다는 믿기 힘든 말도 있다. 일부 관광객의 문제인 양 진실을 오도하는 짓은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어쩔 수 없는 접대 문화라며 아예 그러한 성매매 구조를 만들어 장려하고 있는 기업들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물론 이 외에도 현지 노동자 임금 착취 및 장시간 노동 강요, 노동조합 조직 탄압과 같은 전통적인 노동 문제에 있어서도 한국 기업은 선두에 서고 있다. 성매매 여성화 문제 외에도 현지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성희롱이나 현지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은 물론 비정상적 결혼이나 현지처, 코피노와 같은 버려진 아동 문제 등 이미 오래 전부터 심각한 수준이 되어 버린 여성 일반에 대한 문제도 있다. 그 외에도 부패한 독재정권과의 결탁 속에서 이루어지는 개발이라는 이름 하에서 벌어지는 주민 강제 이주, 환경 파괴 등의 문제, 그리고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인종주의에 바탕을 둔 차별 및 현지 문화 비하, 무시 등 종합적인 문제가 있다. 

이렇듯 이제 한국인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대부분의 개발도상국, 저개발국들과 경제적 위계질서에 있어서 그들과 유사한 수준에서 동등한 연대가 필요한 주변부의 하층민들로서가 아니라 우월한 지위에서 다양한 수준에서 지배자, 착취자, 가해자로서 행위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개발협력이나 아시아민중들과 연대하는 다양한 국제적 연대 프로그램들에서 이제 더이상 한국은 과거와 같이 같은 수준에서 유사한 아픔을 겪는 국가가 아니라 우월적 지위의 착취자로서 문제를 양산하고 있는 국가가 되었음을 전제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매우 흥미롭게도 외교부 장관과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노동과 인권, 여성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국내외에서 매우 활발하게 실천적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온 여성들이 임명 혹은, 지명되었다. 두 장관 모두 위안부 문제를 다시 공론화시켜 재협상 및 진정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당연히 과거의 역사를 바로 잡고 가해 국가에 책임을 묻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문제 등 우리가 가해자로서 저질렀던 일들을 반성하고 책임을 지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하다. 

더 나아가 과거가 아닌 현재 우리가 아시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 혹은 저개발국들에서 자행하고 있는 각종 반인륜적, 반인권적, 반노동적, 반여성적 행위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 중의 핵심은 바로 현지 여성들에 대한 성적 착취의 구조화에 있다. 외교부는 그 동안의 방조행위를 중단하고 해외에서의 한인 성산업 운영 행위를 현지 당국에 고발하는 등 획기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국제적 범죄행위의 시발은 당연히 한국 사회의 남성성욕중심적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5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안에 두 장관의 힘만으로 우리 사회의 적폐의 총집합체인 여성 착취의 현장들을 송두리째 도려내는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곳곳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적폐 기득권 집단들이 서로 강고한 동맹을 맺는 공간인 성산업 영역에 대한 논의는 지금이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을 접대부로 둘 수 있다는 법을 폐지하고, 기업의 성접대 문화 철폐 및 성접대비를 지역사회 발전기금 등으로 전환시키며, 성매매 업소 주인들에 대한 재산 몰수 및 탈성매매 여성 지원비로 전환을 강제하며, 성구매자와 성매매 알선업에 대한 강력한 처벌, 그리고 미군 대상 업소에 대한 법집행 등 다양한 조치가 시작되어야 한다. 국가는 그 동안 적폐세력동맹의 영향 하에 이를 방조, 장려해 왔다.

검찰과 교육계 등을 포함한 관료집단들, 재벌을 포함한 다양한 기업들, 그리고 언론, 사교육, 문화계 등등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 내 기득권 적폐 세력들은 자신들의 이익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조폭 등 각종 주변적 범법자들이 주도하는 비공식 경제를 부추겨가며 여성들을 성산업이라는 블랙 홀로 빨려 들어가도록 방조하고 있다. 여성들 뿐 아니라, 상당수의 남성들도 어린 나이 때부터 심각한 사회양극화와 부와 권력의 세습,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가족의 붕괴와 학원 폭력, 그리고 불공정하고 부정의한 무복지 사회, 학력과 부와 지역에 따라 심각한 차별과 소외와 배제가 만연한 사회에서 스스로 주변화되기를 자처하면서 비공식 경제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고 있으며, 각종 사기와 범죄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중의 상당수는 여성을 매매하는 업종으로 들어 와 조폭과 그 하수인들의 사슬 속에서 여성은 물론 서민들을 착취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 땅의 지배 집단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방조하면서 자신들의 지배 카르텔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촛불 시민으로서의 여성과 성적 착취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이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지금까지 논의되어 왔던 세계나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들은 설사 그것이 끔찍한 문제라 할지라도 수면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한정된 일부의 사안들이었다. 그리고 그 사안들은 지식인들에 의해 더 그럴싸하게 꾸며졌다. 과거 혁명이 위대했던 것은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사회 전체 구석구석까지, 그리고 수면 아래에 감춰져 왔던 영역까지 관심을 갖고 그 영역에서 허우적대고 있던 반범죄적 주변적 집단들까지도 인간다운 세상으로 끌어 올렸다는 데에 있었다. 이제 다시 진정한 혁명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추상적 관념 논쟁은 중단하고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여성 착취의 현장들을 과감하게 쳐 내야 할 것이다. 그 시발점이 두 장관 임명이 될 것이라 믿고 싶다. 

민교협의 정치시평은 프레시안과 민교협 홈페이지에 공동게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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