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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교협의 정치시평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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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승철의『녹색은 적색의 미래다』
저자 양해림(충남대학교)


신승철의『녹색은 적색의 미래다』

 

                     양해림(민교협 공동의장/충남대 철학과 교수)

 

                         

추천도서 목록

신승철,『녹색은 적색의 미래다』, 알렙, 2013.

 

 

 

 

 

 

 

 

 

 

 

 

 

 

 

 

 

 

 

 

 미시정치란 무엇인가?

 

신승철 박사의『녹색은 적색의 미래다』의 저서는 제목부터가 도전적이다. 이 책은 딱딱한 환경철학의 이론서를 뛰어넘어 우리의 주변생활에서 일어나는 환경의 실천적 측면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이력부터가 동물보호 무크 숨에서의 집행위원, 지난 2012년도 총선시기에 녹색당 생명권 정책에 관여하였고, 성미산 마을연구조사에 수차례에 실천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그는 한국환경철학회 연구이사로서『환경철학』의 학술지 발행에도 깊게 관여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활동이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환경문제를 풀어내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 책은 제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마을살이의 철학, 제2부 배치와 관계망, 그 희망과 두려움사이에서, 제3부, 생명과 욕망의 미시정치, 제5부, 생태적 지혜를 찾는 첫발자국들로 각각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이렇게 구성하여 전개하고 있지만, 여러 에세이들을 모은 글과 단상들, 토론회 발제문등을 정리했다. 신박사는 특히 프랑스의 현대철학자 펠리스 가타리의『미시정치』라는 책에 착안하여 미시정치로 대안 만들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기술하고 있다. 미시정치는 펠리스 가타리와 수에리 롤닉크가 브라질을 함께 여행하면서 쓴 강연 편지, 인터뷰 등을 모은 귀중한 자료집이다. 그는 미시정치와 마을 공동체를 성미산의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그는 미시정치의 영역들 안에서 성미산 공동체 사례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하필이면 지역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사례에서 정치라는 단어가 왜 들어가야 할까?

 

흔히 “정치는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메커니즘을 작동시키고 공동체의 역능으로부터 분리된 영역에 존재한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미시정치는 아주 미세한 삶의 움직임 자체가 소외되지 않는 정치를 작동시킨다는 의미에서 생활정치이다”(9쪽). 그는 거듭 거시정치는 미시정치를 대변할 수도 없고 미시정치의 일부분으로 작동한다고 여러 면에 걸쳐 강조한다. 즉 이 글은 다소 동어반복적인 주장이 여기저기서 되풀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만, 그의 미시정치의 주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거시정치의 수준에서 세상은 바뀌지 않으며 가장 결정적인 변화와 대안은 자신의 삶의 수준에서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고민하고, 새로운 연결망․ 흐름․ 상호작용을 만들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23쪽) 미시정치를 통해서 흐름․관계망․상호작용을 바꾸는 것이 바로 배치를 바꾸는 것이다(16쪽). 미시정치는 색다른 부드러움을 발생시킨다. 기존의 관계망과 색다른 관계망을 수립하고 창안함으로써 지각 작용, 감수성, 성애 등을 새롭게 재조성 한다(20쪽). 공동체의 관계망은 흐름․관계망․상호작용이라는 그림의 구도 속에서 배치된다(24쪽). 다시 말해 굳이 마을 공동체를 일구는데 정치라는 이름을 붙여야 할까?

 

왜 녹색은 적색의 미래여야 하나?

 

무엇보다 이 글의 핵심은 책 제목에서도 보여 주고 있듯이, “왜 녹색이 적색의 미래여야 하는가?” 라는 물음일 것이다. 그는 가타리의 실천적 명제에서 적색은 녹색과 만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적색이 성장주의와 개발주의로부터 자유롭게 되기 위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적색은 발전주의의 시각에서 벗어나 생명․아이․소수자 등과 만나야 한다(256쪽).”

 

그는 가타리의『세 가지의 생태학』에서 녹색의 흔적을 추적한다. 즉 마음생태, 사회생태, 자연생태가 그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 세 가지 생태의 영역은 환경관리주의, 사회생태주의, 근본생태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 자연생태라 일컬었던 환경관리주의는 환경보전과 보존, 기업에 의한 환경오염에 대한 견제와 감시 등의 움직임을 의미한다.

둘째, 사회생태라 지칭하는 사회생태주의는 사회변혁과 재전유를 추구하는 움직임이다. 예컨대 4대강 살리기 사업, 원전 수출, 녹생 성장이라는 가짜 녹색들을 보면서 구체화 한다.

셋째, 마음생태라 부르는 근본생태주의는 생명 파괴적인 삶의 방식을 거부하고 삶의 변화를 추구하며 생태 영성에 따른 대안적 삶으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세 가지 영역들은 주체성의 문제, 사회적 관계의 문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각각 의미한다(253-254쪽).

또한 신박사는 프랑스 녹색당 운동의 세력 분포가 넓게 보아 3가지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즉 환경보존운동, 신사회운동, 체제 변혁 운동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것은 가타리의 『세 가지 생태학』의 삼원 구도의 지도 그리기에 조응한다(266쪽)는 것이다.

신 박사는 한국의 녹색당은 독자적인 창당선언을 통해 적색이 녹색으로부터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세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프랑스 녹색당과 그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의 기나긴 행군에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지난 2012년 프랑스 대선은 적녹연정 프로그램의 현실적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 결말을 맺는다(272쪽).

이렇듯 이 책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지만,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녹색은 적색의 미래다”라는 선언적 제목에 걸 맞는 구체적 내용들이 잘 드러나 있지 않다는 것이다. 녹색과 적색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왜 굳이 프랑스의 녹색당과 사회당과 연관시켜 논의해야 하는지, 그 밖의 다른 유럽의 녹색당이나 사회당과의 연관성은 없는지, 등등이 그것이다. 또한 제목의 주제에 부합하는 장이 제4부 결론에서만 피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주제의 내용을 결론에서가 아닌 서론에서 논의의 장 지폈더라면, 훨씬 더 독자들의 시선을 끌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녹적색의 대립

 

종종 녹색주의자들은 사회주의자들에 반대하고, 사회주의자들은 녹색주의자들에 대립된 견해를 보여 왔다. 많은 녹색주의자들은 사회주의 모델은 위계적․중앙집권적․비참여적이고, 적어도 환경파괴적인 측면에서 서구 자본주의와 다를 바 없는 생산력주의 또는 산업주의의 하나로 간주한다. 즉 대다수의 녹색주의자들은 산업주의의 동학을 생태계 파괴의 핵심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회주의자들이 무지와 고단과 노동에서 노동자들을 해방시켜 줄 것이라 칭송했던 과학기술은 환원주의적․비인간적․엘리트적 방식으로 이용되어 왔다고 여겼다.

반면 사회주의자들은 녹색주의자들을 반대해 왔다. 한편으로 사회주의자들은 일자리와 생활수준, 다른 한편으로 환경에 갈등을 일으킬 경우에 당연히 인간의 안녕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경의 관심은 충분한 먹을거리와 주거지, 미래를 위한 기본적 안전이 보장되었을 경우에만 중요해 지는 삶의 질과 관련된 쟁점이라 주장한다. 녹색주의가 널리 확산한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인간의 보편적 이해에 대해서도 그것은 또 하나의 신화에 불과하다고 사회주의자들은 대응한다. 즉 녹색주의자는 보편적 인간의 이해를 언급하고 있지만, 지구적 자본주의 무질서의 존재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며 유토피아의 환상에 갇혀 있다.

그러면 사회주의와 녹색주의는 어떻게 만날까? 왜 녹색은 적색의 미래여야 할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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