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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련, (국가) 자본주의, 그리고 세계혁명 -2
저자 오세철(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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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르셀 판 데르 린던 저, 황동하 역, 「서구 마르크스주의, 소련을 탐구하다」, 서해문집, 2012.

 

 

 

소련, (국가) 자본주의, 그리고 세계혁명 -2

 

 

오세철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2장, 10월 혁명에서 스탈린 시기까지(1917-1929), 3장 스탈린의 ‘대도약’에서 ‘대조국전쟁’까지(1929-1941), 4장 ‘대조국전쟁’에서 동유럽의 구조적 융합까지(1941-1956), 5장 소련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프라하의 봄’탄압까지(1956-1968), 6장 ‘프라하의 봄 탄압’에서 페레스트로이카까지(1968-1985), 7장 소련 붕괴와 그 여파(1985년에서 현재까지) 8장 결론을 대신하며, 9장 메타 이론적 주석으로 짜여있다. 

 
  출판물의 수는 28편(1917-1928), 53편(1929-1940), 130편(1941-1956), 63편(1957-1968), 402편(1968-1985), 107편(1986-2004)으로 총 783편이며 이를 시기별로 자본주의, 관료적 집산주의, 타락한 노동자국가 그리고 다른 이론으로 분류하여 연구자별로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1917년부터 논쟁의 규모는 차츰 증가했고, 1957-1968년 동안에는 얼마간 줄어들었으며, 1968년 뒤 폭발적으로 늘었고, 1980년대 뒤부터는 다시 꽤 줄었다(373쪽). 그는 서론에서 소련에 대한 이론화에 영향을 준 세 가지 요소로 서구에 대한 인식, 소련에 대한 인식, 그리고 마르크스주의적 사회분석에 대한 해석을 꼽았는데 그 세 가지 영향도 여러 단계를 거쳤다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은 도표로 정리하고 있다(375쪽).

 

 

 

 

  그는 결론적으로 소련에 대한 이론의 전개가 네 가지의 분명히 다른 단계로 구분된다고 정리한다(376쪽).

 
 “1) 1917-1929년은 고전적 단선주의가 지배했다. 혁명 이후의 사회가 성공적이든 또는 역사적으로 불가능하든, 그도 아니면 실패로 끝날 운명이든 사회주의로 이행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던 시기였다.


 2) 1929-1968년은, 스탈린주의적 전환의 결과로서, 일반적으로 새로운 사회형태가 소련에서 출현했다고 인식하던 시기였다. 세 가지 중요한 변종이 이 기간에 제시되었다. 즉 ① 국가 자본주의 이론과 ② 타락한 노동자 국가 이론이다. 두 가지 이론 모두 여전히 단선적 도식을 고수했다. 그 뿐만 아니라 ③ 관료적 집산주의 이론도 나왔는데, 이 이론에 따르면 관료집단은 새로운 지배계급으로서 기능했다. 그 이외에 주의 깊게 네 가지 접근을 한 시도(‘이름표 없는 이론들’)가 1940년대 초기에 (페드호사, 힐퍼딩), 그리고 특히 1950년대 초 서독에서 출현했으나, 이것들은 상대적으로 고립되었고 다시 잊혀졌다.


 3) 1968-1985년의 시기에는 논쟁이 다시 활기를 띠었고, 네 번째 접근법이 두각을 나타내게 되었으며, 세 가지 오래된 접근법은 정체하는 경향을 보였다.


 4) 1985년 뒤부터는 논쟁의 강도가 약해졌다. 그럼에도 특별히 새로운 (국가) 자본주의 이론의 수가 많이 늘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국가) 자본주의 이론에 비판적 지지를 보내면서 타락한 노동자 국가이론과 관료적 집산주의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먼저 정통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타락한 노동자 국가론의 몇 가지 근본적 문제들을 지적하는데, 첫 째 관료적 현상의 일시적 본질에 대한 의문, 둘 째, 생산의 영역과 분배의 영역의 구분이 마르크스와 모순되는 점, 셋 째, 분배와 관련된 기생적 기능을 관료의 것이라고 봄으로써 관료가 생산 영역에 뿌리를 둘 수 있음을 부인했다는 점, 넷 째, 정치적 영역과 경제적 영역의 분리의 모순을 들고 있다. 그는 노동자 국가 이론은 부분적으로는 정통에 어긋나고 부분적으로는 비논리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결론짓는다(382-385쪽). 이어서 소련을 지배계급이 있는 새로운 사회형태로 보는 관료적 집산주의 이론에 대해 그는 첫 째, 이론 전체가 마르크스의 틀에 맞지 않는다는 점, 즉 자본주의 뒤에, 다른 추가적이고 온전한 역사적 단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마르크스의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고 잘라 말한다. 둘 째, 관료계급의 지배를 가능하게 하는 토대와 관련하여 논자들이 서로 모순적인 해석을 제시하고 있음을 들었고, 셋 째, 이 이론이 옳다면 권력을 잡기 전에는 존재한 적도 없었던 지배계급이 출현했다는 결론에 이른다는 점 때문에 마르크스의 정설과 일치할 수 없다고 본다.(385-387쪽) 또한 저자는 1968년 이후 ‘이름표 없는’ 이론의 급속한 확산과 정교화가 옛 이론들의 강점과 약점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는 아닐지라도, 소련이 독특한 생산양식을 가진다는 점을 부인했던 ‘네 번째 경향’의 출현은 이해할만하다고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다.

 

 

  「현실 사회주의 소련은 무엇이었는가」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aikidor?Redirect=Log&logNo=90109832098)

 


  우리가 여기서 주목한 것은 저자가 지적한대로 1985년 이후 (국가) 자본주의 이론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며, 특히 소련 붕괴 이후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이다. 이 책 37장 소련 붕괴와 그 여파(1985년에서 현재까지)에서 저자는 (국가) 자본주의이론을 제시한 몇몇 그룹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우선 「혁명당 동맹(LRP)」의 이론가인 월터 다음을 들 수 있는데, 그는 1990년 그의 책 「스탈린주의의 삶과 죽음」에서 자본주의로 나아가는 이행에 대한 새로운 시대 구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그 자체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시했다. 그는 1930년대 중반까지 트로츠키가 소련의 전개과정을 분석했던 것처럼 소련이 발전했지만 전화점이 된 1936년부터 몇 년 동안 자본주의의 복원에서 정점에 다다른 반혁명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국가화된 자본주의’라고 불렀으며, 경쟁을 자본주의의 본질로 보지 않았다. 그는 자본주의의 근본적 추진력을 축적 노동, 자본과 노동 사이의 투쟁, 근본적으로는 임금체계를 통한 프롤레타리아트에 대한 착취로 규정했다(320-322쪽).

 

  두 번째 영국의 반-볼셰비키 공산주의자 프로젝트에서 활동한 페르난데스는 그의 책 「소련의 자본주의와 계급투쟁」(1997)에서 자본주의의 세 가지 결정적 특징(즉, 상품과 임노동과 이윤을 위한 생산)으로 생각한 것이 모두 소련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이 책의 요약은 「소련은 무엇이었나」(아우프헤벤 지금, 오세철 옮김, 빛나는 전망, 2009)의 부록에 실려있다. 219-233쪽을 볼 것).

 

 

  세 번째는 아우프헤벤 그룹은 자본주의를 사적 소유와 ‘시장의 무정부 상태’를 기초로 한 이윤추구체계로 보는 정통 마르크스주의의 진부한 해석을 거부하고 자본주의의 본질이 소외된 노동의 자기 확장이라고 보았다. 소련에서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더라도 소련 노동자는 생산수단으로부터 분리되었기 때문에 자본주의라는 것이다. “이 그룹은 “틱틴을 따를 것을, 그리고 소련을 이행기 사회구성체로 여길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보르디가와 이탈리아 좌파의 통찰을 따르는 우리는 소련을 자본주의로부터 이행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로 이행기에 있는 사회구성체로 파악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해 공산주의 좌파의 국가 자본주의론과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더 자세한 것은 위에 언급한 책 「소련은 무엇이었나」를 볼 것)

 


  7장 결론에서 저자는 “비록 소련이 초기에 광범위한 공업화 방법과 경제외적 강제를 사용하는데 성공했지만, 소련은 비효율성이 늘어나고 집중적인 성장으로 나아갈 수 없었기 때문에, ‘지구화하는’ 세계 자본주의와의 경쟁에서 경제적·군사적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제성장 모델이었다. 이러한 생각은 모든 사상경향에서 차츰 지배적이 되었다”(369쪽)고 결론짓는다.


  타락한 노동자국가이론과 관료적 집산주의 이론이 정통 마르크스주의의 원칙에서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벗어나 있다는 저자의 평가와 국가 자본주의 이론에 대한 그의 평가는 다르다. 그의 평가를 점검해 보자. 첫 번째 국가 자본주의 이론가들이 (국가) 자본주의의 본질을 해석하는데 네 가지 관점을 지녔다고 보았다. ① 노동계급의 존재(제임스, 매틱, 레오), 또는 잉여가치 생산(위럴), 생산수단의 임금노동자 착취(홀룸베리), ② 이윤을 실현하고 시장계약을 통해 그들 사이의 재화를 교환하려고 시도하는 개별 기업 사이의 분리(보르디가, 베틀랭, 샤토파디야), ③ 임금이 최소화되어 있고, 잉여가치가 투자와 비생산적 소비를 위해 사용될 경우(그란디소), ④ 이윤극대화를 통해 유발된 자본 사이의 경쟁(클리프)이 그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임노동에 초점을 맞추는 대부분의 이론이 마르크스의 일면만을 강조했다고 해석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결론짓는다. (380쪽)


 “그러므로 자본주의는 마르크스가 보기에, 몇몇 ‘요소’를 구성요소로 하나의 통합체를 구성한다. 이 때 임금노동은 몇몇 ‘요소’ 가운에 하나일 뿐이다. 만일 이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언급된 저자들은 마르크스의 의미에서, 즉 체제에 내재하는 논리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생기는 소련에서 기업경쟁의 존재를 입증하는데 실패하고, 따라서 소련 국가 자본주의의 존재를 입증하는데 실패하게 된다. … 어쨌든 임노동은 「자본론」 제1권에서 다루어졌지만, 경쟁은 「자본론」 제3권에서 폭넓게 다루어졌다.”


  그러나 일부 저자가 임노동을 가장 중요한 유일 조건으로 보았다고 해서 국가 자본주의 이론 전체를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그의 결론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1985년 이후 제기된 국가 자본주의이론(다음, 페르난데스, 아우프헤벤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두 번째로 저자는 국가 자본주의 이론의 문제를 지배계급의 존재 문제로 본다. 몇몇 저자들이 이와 관련해서 명확한 견해를 밝히지 않고 사적 자본가의 존재만을 부인했지만 대다수 저자는 부르주아지가 러시아 자본주의를 지배했다는 것을 부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마르크스가 자본가 계급이 자본주의를 위한 불가결한 조건이라고 한 것과 모순된다는 의미이다. 다만 클리프와 베틀랭만이 소련에서의 부르주아지의 존재를 상정했고 경쟁이 존재한다고 믿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 자본주의에 대한 어느 한 가지 이론도 사실과 일치하면서 정통 마르크스주의에 부합하는데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결론짓는다.

 


  위에 언급한 이론들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저자는 열 한가지의 잠정적 관점을 확인하고 있다(388-390쪽).
 ① 볼셰비키 체제와 나중에 스탈린 체제는 근대화 독재 정권을 만들어냈다.
 ② 소련은 아시아적 생산양식과 유사점을 나타냈다.
 ③ 소련 사회는 ‘잡종’ 사회구성체, ‘비논리적’ 현상, 인간역사의 도중에 있는 막다른 길이었다.
 ④ 볼셰비키주의 그리고/또는 스탈린주의는 역사적으로 제한된, 일시적 현상이었다.
 ⑤ 소련 사회는 계급 사회와 무계급 사회 사이의 이행기 단계의 한 예가 되었다.
 ⑥ 스탈린주의와 파시즘 또는 국가 사회주의는 동일한 사회형태의 두 가지 변종이다.
 ⑦ 소련에서 정치에 대한 경제의 종속 또는 완전히 자율권을 획득한 국가가 되었다.
 ⑧ 지배엘리트의 권력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분리에 기반을 두었다.
 ⑨ 소련에서 노동자는 ‘자유로운 임금노동자’가 아니었다.
 ⑩ 소련이 오래 존속하면 할수록 비효율성이 더욱 증가하거나,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이 더욱 커졌다.
 ⑪ 소련의 역동성은 서구와 경쟁하면서 만들어졌다.

 

  저자는 서구마르크스주의가 탐구한 소련 연구의 역사를 검토한 후 내린 열한가지 잠정결론에서 명시적으로 소련이 (국가)자본주의인지, 타락한 노동자 국가인지 관료적 집산주의인지, 아니면 또 다른 사회구성체인지를 밝히지 않았지만 (국가)자본주의 이론에서 본 소련 사회 분석과 상당부분 공통되는 인식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1917년부터 지금까지의 소련에 대한 연구 성과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소개한 최초의 연구 성과로서 소련 연구의 지침서적 사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요 논쟁을 자세하고 깊게 다루지 않았고 각각의 연구에 대한 접근을 역사를 공부하는 마르크스주의의 몫으로 남겨 놓았다.


  우리는 지금 자본주의 쇠퇴의 마지막 단계를 경과하는 위기와 모순을 보면서 100년 만에 제대로 된 세계혁명의 가능성과 공산주의 사회의 건설을 위해 계급투쟁의 주체적 조건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접근과 이해에 무지하거나 왜곡된 주관주의적 교조와 자의적 해석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아직도 스탈린주의의 망령에 갇혀 반혁명과 파시즘을 방어하는 또 다른 파시스트의 모습을 본다. 공산주의자와 노동계급의 투쟁의 역사와 러시아 혁명의 역사적 의미 그리고 그 성과를 받아드리면서도 스탈린 체제 이후 반혁명의 역사에 대한 반성과 노동계급에 대한 억압과 착취에 대한 반성이 충분하지 않다.


  소련은 무엇이었나에 대한 과학적이고 명쾌한 분석 없이 세계혁명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다시  한번 공산주의 좌파를 포함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소련을 (국가)자본주의로 분석한 입장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프롤레타리아트의 자기 해방을 향한 세계혁명과 공산주의 사회 건설의 강령과 세부적 실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소련을 자본주의로의 이행으로 볼 것인가? 국가자본주의로 볼 것인가의 토론과 논쟁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 문제는 1917년부터 1989년까지의 소련 역사 속에서 진행된 주체적 사실을 바탕으로 연구할 과제라고 본다.

 

 

 

 

*** 이 글은 민교협 홈페이지와 ‘프레스바이플’에 공동으로 연재됩니다.
프레스바이플 기사 바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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