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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설]삼성은 위기의 본질을 직시해야
이름 관리자


[사설]삼성은 위기의 본질을 직시해야
입력: 경향 2007년 11월 07일



김용철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의 폭로로 삼성의 경영권 편법 승계 문제가 다시금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과 로비 의혹이 새로 불거지고, 에버랜드 재판 과정에서 증인과 증언 조작설도 제기됐다. 이에 시민단체들이 고발장을 제출함에 따라 ‘삼성 문제’는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대응은 실망스럽다. 여전히 문제의 본질, 즉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공학적(工學的) 땜질로 일관하는 느낌이다.

삼성이 최근 잇달아 내고 있는 공식논평들은 다분히 ‘여론 공학’에 기대고 있다. 시민단체의 고발에 대해 예의 ‘경제위기론’을 들고 나왔다. 고유가와 환율하락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분쟁은 기업의 발목잡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잇따라 불거지는 비리와 의혹을 정면 돌파하기보다 국민경제를 볼모로 여론에 호소하겠다는 의도다. 불법을 저지른 대기업 총수들이 면죄부를 얻기 위해 ‘휠체어 타기’와 함께 애용해온 구호가 이러한 경제위기론이다.

‘내부고발자’인 김 변호사에 대해서도 낡은 홍보 기법을 동원하고 있다. 삼성은 공식 논평에서 김 변호사의 주장을 ‘사적 감정에 의한 보복성 폭로’라고 규정했다. 김 변호사를 ‘인간적으로 흠결있는 배신자’로 만들어 그의 양심선언에 물타기를 하겠다는 속셈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내부고발자 대응 공식 그대로다. 은밀한 조직 비리는 내부 고발자의 용기 없이는 드러나기 힘들다. 김 변호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가 삼성 구조본의 법무팀장을 맡았던 공인이기 때문이다. 폭로의 배경은 내용의 진실에 비하면 부차적인 것이다.

기실 삼성이 이렇듯 어설픈 여론 공학을 펼 수밖에 없는 것은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기 때문이다. 1등 기업의 경영권 승계를 ‘금융 공학’으로 풀려고 한 것이 원죄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니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니 하는 어려운 용어는 쉬운 말로 풀면 ‘세금을 안내고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금융 꼼수’가 된다. 삼성이 즐겨쓰듯 ‘법대로’ 증여세를 제대로 납부했으면 될 일을 재무 전문가들이 금융 공학으로 재주를 피우려 한 게 오늘의 화를 부른 것이다.

잘못된 출발은 삼성식 ‘인사 공학’으로 더 악화되고 있다. 삼성 구조본 법무팀은 170명의 사장급 조직이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법률적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 변호사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삼성 법무팀은 경영권 편법승계를 밀어붙이기 위한 거대한 ‘법률 로비스트 집단’으로밖에 볼 수 없다. 이러한 인사 공학이 삼성뿐 아니라 법조계마저 불신받게 만들고 있다.

국내 최대의 기업이자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삼성은 경영권 승계에 관한 한 분명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 얄팍하고 단기적인 금융·인사·여론 공학이 득세한다면 경영과 기업가 정신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삼성은 지금 전문가들의 ‘공학적 함정’에 빠져 자정능력을 잃고 있다. 잘못된 길인 줄 알았다면 바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 옳다. 후회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차제에 삼성은 초일류 기업답게 투명하고 정정당당한 경영권 승계의 큰 그림을 다시 짜야 한다. 공학적으로 경영권 문제를 풀기에는 삼성은 너무 크고, 사안은 너무 중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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