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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대근 칼럼]여전한 이건희, 돌아온 이회창
이름 관리자


[이대근 칼럼]여전한 이건희, 돌아온 이회창
입력: 경향 2007년 11월 07일


이건희는 단순한 장사꾼이 아니다.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일으킨, 한국경제의 신화이며 미래 경제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탁월한 경제전문가이다. 세상 사람들이 삼성에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도 잘 아는 감각 있는 기업인이다. 그는 이미 윤리경영을 하겠다고, 삼성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호응했다. 글로벌 기업의 총수다운, 자신의 평판에 어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그런 그를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부른다.

그래서 삼성 속사정에 정통하다한들 김용철 변호사의 고백을 좀체 믿을 수가 없는 거다. 삼성의 반론과 해명이 더 그럴듯하게 느껴질 정도로 김변호사의 고백은 초현실주의적이다. 천하의 이건희가 심복들과 함께 검찰·국세청·정치권·재경부·금감원·언론·시민단체 등 이 사회 구석구석에 빈틈없이 돈을 뿌리려 했다는 폭로를 듣는 것처럼 난감한 일이 없다. 이건희가 정말 금품을 누구에게 어떻게 얼마나 주는 게 좋은지 그토록 상세하게 지시했을까. 돈 안받는 깨끗한 사람에게는 호텔 할인권이나 비싼 와인을 줘보라고 했을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한 사람이자 대학생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인 그가 정말 “일본 대기업은 도쿄지검장 애첩까지 관리한다, 관리하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했을까.

-부패한 기업, 부패한 정치인-

설사 그게 사실이라 해도 놀라지는 말자. 그런 정도는 따지고 보면, 이미 3년전 세상에 알려진 안기부 X파일에 다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과 이학수 삼성 비서실장이 만나 누구에게는 1장 주고, 누구에게는 2장 주자고 했을 때 그게 ‘회장님의 방침’ ‘회장님의 지시’라고 했다. 사실 이건희가 회장에 취임한 20년은 불법 정치자금 제공의 시기이기도 했다. 김영삼의 경우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삼성은 전두환에서 노무현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에게 빠짐없이 돈을 주어왔다. 달라고 해서 주고, 달라고 하지 않아도 주고, 안받는다는데도 주려고 했다. 그게 이건희와 삼성의 사업방식처럼 되었다. 삼성은 임원에게 매수라는 범죄를 지시했고, 그걸 이행하는 것은 임원의 기본임무였다고 김변호사도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오직 이건희와 삼성 때문이었다고 주장해서는 안된다. 이건희에 대해 우리가 그렇게 관대하지만 않았어도 그가 20년간이나 돈 주는 일을 반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두환·노태우 비자금이 나왔을 때, 아니 1997년 대선 때라도 차단했다면, 늦었지만 2002년 대선 비자금만 엄정하게 다뤘어도, 지금까지 이렇게 마음 놓고 돈잔치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두번의 대선에서 삼성의 검은 돈을 받고 국세청을 동원한 불법모금으로 국세청을 망가뜨린 이회창이 전군표 국세청장 구속으로 ‘국세청의 불행’이 계속되고 있음이 분명하게 드러난 날 당당하게 세번째 대통령 출마 선언하는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건희를 말리지 않았다. 모두 침묵했다. 삼성 돈을 받은 사람만이 아니다. 삼성 돈을 받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지식인뿐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삼성의 덕을 볼 때가 올 거라는 기대를 포기하지 않은 이들도 발언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서 봤자 뿌리깊은 비리를 발본색원할 수 없다는 비관론조차 삼성 편들기의 명분이 되었다. 삼성공화국은 바로 이런 침묵·비겁·비관론을 먹이로 무럭무럭 성장했다. 전군표는 삼성의 돈을 먹은 게 아니다. 너도 나도 삼성의 성공사례를 따라 배워 기꺼이 돈을 주려고 한다. 교환가치가 있는 그 어떤 권력도 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모두 이건희 때문인가. 아니다, 우리 모두 병들었기 때문이다.

-침묵은 ‘죽음에 이르는 病’-

이건희 부패동맹의 한 파트너였던 이회창의 출마는 그 질병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삼성과 관료에 휘둘려 국정의 중심을 잃은 노무현에 실망한 이들은 이명박으로 몰려들었고, 그 이명박에 실망한 이들이 불러낸 이가 바로 이회창이다. 건전한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라면 어떻게 이명박 의혹이 사실이라 해도 지지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가. 정치의 기본을 무너뜨리고, 정경유착으로 얼룩진 이회창의 출마 소문만 듣고 어떻게 20%의 지지를 보낼 수 있는가. 그게 절망의 표현이었다 해도 그렇다. 무능도, 부패도 선택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우리 앞에 놓인 무능 아니면 부패라는 양자택일은 무엇인가. 어째서 부패라도 상관없다고 하기에 이르렀는가.

〈이대근/정치·국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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