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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997년 체제와 금융자산계층의 등장 / 조영철
이름 관리자


출처: 다산포럼 320

1997년 체제와 금융자산계층의 등장

1987년은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되고 노동조합이 시민권을 획득하는 등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그리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이루어진 신자유주의 구조재편은 한국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즉 1997년 체제는 한편으로 시장경쟁과 유연성을 강화한 반면, 일반시민들의 삶과 경제생활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구조화시켰다. 1997년 체제는 시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고 있어 1987년의 역사적 의의마저도 크게 퇴색시켰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1997년은 1987년보다 훨씬 더 중대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실질적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1997년 체제

문민정부가 금융자유화·금융세계화의 문을 살짝 연 상태에서 외환위기를 맞았다면, 국민의정부는 금융자유화·금융세계화의 문을 활짝 열었고, 우리나라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40%를 외국인투자자들이 소유하게 되었다. 한국의 금융자산계층은 국가가 경제를 주도하던 관치금융 시대에는 발언권이 없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빅뱅식 금융자유화·자본자유화 정책이 진행되고 정부와 재벌 총수로부터 독립된 외국인투자자들이 증권시장을 주도하면서 한국에서도 자기 이익을 주장하는 금융자산계층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금융자산계층은 1997년 체제가 낳은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며, 1997년 체제를 지지하고 이끌어 갈 핵심 사회세력이다. 이제 국내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도 외국인주주의 발언권에 편승해 당당히 주주자본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금융자산계층과 투자자 집단의 사회경제적 영향력 확대는 곧 금융산업과 자본투자자의 수익률을 높이고, 금융부문을 확대시키는 등 한국 경제의 금융화(financialization)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수익률이 급증하여 전(全)산업 영업잉여 중 금융보험업 영업잉여의 비중은 1995년 6.2%에서 2004년 15.3%로 9.1%포인트나 증가했다. 금융자산계층의 사회경제적 영향력 강화는 제도의 위계구조에 따라 금융→기업지배구조→노동시장→사회문화 부문 등으로 계속 파급되고 있다. 금융자산계층은 민주정부가 추진한 신자유주의정책의 최대 수혜자이며,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세력이 한국사회를 지배할 수 있는 정치경제적 기반이다.

월스트리트의 신자유주의자들은 미국인의 50% 이상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해서 금융계에 이득이 되는 정책이 곧 미국 시민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미국 주식보유자들은 소득 수준이나 인종 특성과 무관하게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을 선호하며, 공화당 지지율이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즉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은 기업의 수익률을 높이고 주가를 상승시킴으로써 주식 투자자의 이해와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미국 주식투자자들 중 40%정도는 무시해도 될 정도의 소액을 투자하고 있을 뿐이며, 상위 25%가 전체 주식의 82%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식 투자 인구가 증가하면서 월스트리트저널, 포브스, 비즈니스위크, 포춘 등 경제지 발행 부수가 급증했다. 이런 경제지들의 기사 내용이 워싱턴포스트나 로스엔젤레스타임스같은 일반신문들과 다르다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의 중산층 소시민들은 월가의 이해를 대변하는 경제지들을 읽고 매일 주가지수를 점검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주식투자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신자유주의를 자신의 가치관으로 내면화하게 된다.


주된 소득이 근로소득인데도 금융자산계층의 이해에 따라

우리나라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즉 자기 소득의 대부분이 근로소득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금융자산계층과 동일시하는 대중들의 착시 속에서 신자유주의는 계속 확산·심화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 소액주주, 국민연금 고갈과 재정적자 심화를 걱정하는 연금 가입자, 여유 자금을 적립식 펀드에 넣고 매일 주가지수를 점검하는 중산층 등 이질적 사회계층이 금융자산계층의 이익이라는 동질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연결되고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 저변을 형성하고 있다.

사람들은 투자자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한국경제에 좋은 것이고 주가를 떨어뜨리는 정책은 무조건 나쁜 거라고 생각한다. 외환위기 이후 민주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코스피 지수는 1998년 초 400포인트 대에서 2007년 10월 현재 2000포인트 대로 거의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주주자본주의가 한국경제를 살릴 거라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보통사람들은 살림살이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으며 자신도 시장경쟁의 낙오자가 될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주주가치경영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은 그저 약간의 이익을 얻으려는 것일 뿐 다른 사람을 해칠 의도가 없겠지만, 주주자본주의의 화려한 모습 뒤에는 임금 삭감, 노동시장유연화, 비정규직 확대, 감세 정책 등이 있다. 금융자산계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착시에서 빠져 있는 보통사람들이 성찰의 거울로 자신을 바라본다면 스스로 자기 목을 조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지 않을까?




글쓴이 / 조영철
· 현 국회 산업예산분석팀장
·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 고려대학교 경제학박사
· 저서 : <금융세계화와 한국경제의 진로>, 후마니타스, 2007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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