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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2년 8월 22일 아침에!
이름 김규종


아침운동 가는 길에 포도에 널브러진 말매미가 보인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승용차나 인총에게 밟힐 가능성이 짙다. 가만히 녀석의 몸을 들어올린다. 날개를 파다닥거리지만 더 이상 날 수 없다.


녀석을 길 옆 관목 숲속으로 보낸다.


다시 길을 걷다가 인도에 죽은 듯 꼼짝 않는 말매미를 만난다. 그냥 가려다가 돌아서서 놈을 들어올린다. 녀석은 아까 매미보다 힘이 더 빠졌다. 날개를 움직이기는커녕 다리만 버둥거릴뿐!


녀석을 길가 풀섶으로 옮겨놓는다.


잔뜩 찌푸린 구름장들 사이로 파아란 하늘이 얼골을 빠꼼히 내민다. 바람도 잠든 아침나절의 고요가 저으기 평화롭다.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말매미를 만난다. 완전히 사체가 되어버린 녀석의 꽁무니를 커다란 개미가 물어뜯고 있다. 자연계의 순환 생태계를 확인한다. 눈물겨운 일이다.


왜 나는 두 마리 말매미를 숲과 풀섶으로 돌려 보냈을까. 존엄한 죽음을 바라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발에 밟히거나 자동차 바퀴에 깔려 죽어지는 생명의 허망함을 도저히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을 최초의 출발지로 보내면서 죽어가는 것들의 나약함과 무력감을 확인하는 일은 우울한 노릇이다. 나는 녀석들이 치매에는 걸리지 않았는지, 무슨 암이나 심혈관 계통의 질병으로 고통 받지는 않았는지, 나직하게 물었다. 그리고 대물림에 성공했는지도!..


모든 죽어가는 것들의 버둥거림에서 전달되는 허무와 아픔과 완전한 무기력에 마음 한구석이 짠한 아침나절이다. 그래도 생명이 있는 한 세상은 여전히 약동하면서 지속될 것이다.


살아 숨쉬는 그 모오든 것들에게 신의 가없는 축복이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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